부제: 에르고베이비 아기띠와의 추억.
일상 속 인체공학 디자인의 발견
얼마 전, ‘에르고노믹(ergonomic) 디자인’이란 단어를 찾아보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인체공학이라니, 마치 공학자들이나 연구하는 어려운 분야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있고 숨어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편안한 것뿐 아니라 건강까지 고려한 디자인이라니, 조금은 신기하지 않나요?
예전에는 저도 그저 육아 필수템이라고 해서 에르고베이비 아기띠를 구입했을 뿐이었죠. 아기띠 덕분에 워킹맘으로 허겁지겁 해질녘 퇴근을 해서오며, 정장 재킷만 벗어 던지고, 눈이 빠지라 엄마를 하루 종일 기다린 아이를 업고서 곧 퇴근 해서 올 신랑 저녁준비, 엄마 목빼고 기다리고 보채느라 하루 종일 잘 먹지 못했을 아가 간식 준비, 쌓인 집안일등 여러 일을 해낼 수 있었으니까요. 에르고 아기띠는 아마 저처럼 육아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만한 아이템일 거예요. 저 역시 두세 개를 번갈아가며 썼을 만큼 정말 편리한 제품이었습니다.
아이를 품었던 날들
아직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 퇴근해서 오면 저에겐 그 시간이 저녁이나 아기는 그때부터 아침이 되어버린, 엄마가 고팠던 아이의 하루는 그렇게 시간이 뒤바뀌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 아기띠가 아니면 3분도 내려놓으면 울어버리는 아이를 어찌 업고 새벽 두세시까지 있었을 까 싶습니다. 동이 트면 엄마가 사라지는 것을 이미 감지한 아이는 할 수 있는 한 새벽 늦게까지 잠들지 않을려 애를 쓰는 통에 아이를 에르고 아기띠에 매고 벽마다 붙인 동요들, 평생 들려주고픈 사랑이 담긴 기도문들, 아이가 요즘 신나하고 좋아하는 프로의 노래들을 부르고 또 부르다 쇼파에 머리를 박고 아이를 업은 채 잠든 시기가 엇그제 같네요.

지금은 벌써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보며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그때의 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의 품에 아기처럼 안겨 있던 아이가 어느새 사춘기가 되어 이제는 저를 뛰어넘을 날도 머지않았겠지요. 그 시절에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가 기특하면서도 아쉬웠습니다.
에르고노믹, 우리 삶을 편하게 하는 디자인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옛 생각이 나서 “업어!” 하고 딸을 업으려다 허리가 삐끗하고 말았어요. 그날 밤엔 잘 걷지도 못하고 방바닥에 드러누웠지요. 이 일을 계기로 지금 제게 필요한 게 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허리를 지탱해 줄 만한 편안한 의자, 장시간 앉아도 무리가 가지 않는 책상과 같은, 아니 아니 우선 누워야하니 내 몸을 속속들이 다 알듯이 받쳐주는 침대같은 제품들이였지요.
.. 그러다 검색에 검색의 파도를 넘어 추억의 에르고베이비 아기띠를 마주하게되었고, 그 에르고라는 말은 ‘ergonomics’, 즉 인체공학에서 온 말이었더라구요. 그러다 허리통증은 잊고 에르고 제품 이라는 검색어로 파도와 파도를 타게 되자 평소엔 인식하지 못했지만 에르고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실감하게 되더군요. 사실 에르고디자인은 단순히 육아용품이 아니라 우리 몸에 꼭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디자인인 셈입니다.

요즘 들어 ‘에르고노믹’ 제품이 참 많아졌습니다. 책상, 의자, 침대 등 다양한 제품이 우리 몸의 부담을 덜어주고,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들이 저의 허리와 건강을 위한 필수템이 되기 시작했습니다.이제는 의자도 책상도 쉽게 구매하지 않고, 내 몸에 맞는 제품을 찾아보려 합니다.
건강한 일상을 위한 작은 변화
그 이후 저는 허리 치료를 받으며, 생활 습관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집 앞 한의원에서는 장시간 앉아 있지 말고 맨손 체조와 스트레칭을 하라 했고, 정형외과에서는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편평한 길을 걸으며 몸의 순환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사소한 변화라도 제 몸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니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더라구요.
그리고 다 양, 한방에서도 몸에 맞는 배게, 몸에 맞는 의자와 책상, 집안일을 할 때 사용하는 가전제품이나 가구들의 높낮이를 나의 체형에 맞은가 살펴보라고 하더군요. 이런 설계와 디자인이 많다고 합니다. 그제야.. 아 이게 에르고디자인이구나싶더라구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많은 물건들이 ‘에르고노믹’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니!
그런 디자인의 가장 큰 수혜자가 저라는 생각이 들면서, 편리함을 넘어서 건강까지 생각한 디자인, 그것이 인체공학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건강한 일상을 위해, 그리고 제 허리를 위해 새로운 변화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르고디자인 제품이 우리 삶에 가져다 줄 편안함이 기대되며, 저도 몸을 위해 맞는 작은 변화를 하나씩 시도하며 일상 속 ‘소소한 혁신’을 이루어가려 합니다. 이러한 일상 속 불편함을 편안함으로 이끌어 줄 컴포랩스의 역활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