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속에서 찾은 편안함: 에르고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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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체공학 디자인(에르고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에르고디자인, 즉 인체공학 디자인은 사람의 신체와 편안함을 고려해 설계된 제품 및 공간을 의미합니다. 최근 가구 박람회를 다녀온 후 수북히 쌓인 팜플렛을 살피며 느낀 바가 큰데, 인체공학적 설계가 가진 의의와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소홀하기 쉬운 인체공학적 설계는, 실제로는 건강과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한장 한장 넘기며 인체공학 수면의자, 인체공학 가구, 에르고디자인, 인체공학 슬리퍼, 그리고 너무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지텍 키보드와 마우스, 게다가 인체공학과 실내 공간 디자인까지.. 이모든 것이 내가 좀더 빨리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 까 싶은 생각이 드는 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2. 첫 일터에서 시작된 에르고 디자인의 필요성

외교의 무대를 꿈꾸며 자라온 나는 감사하게도 한국에 신생 대사관이 수립되는데 첫 조력자로 추천이되어 대사관의 부지 선정 및 대사관의 모든 가구와 작은 물품까지 직접 고르며 대사관의 세팅을 맡았습니다. 이제 막 나온 사회초년성인데다가, 당시만 해도 가구 선택의 기준은 디자인과 품격이었습니다. 논현동, 아현동, 중곡동의 서울의 가구거리를 몇 날 몇 일을 뒤져보아도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고급의 가죽에 멋지게 쿠션감을 볼륨감 넘치게 설계된 의자들과 혼자 한귀퉁이들어도 꿈쩍도 않는 크고 견고한 미팅 테이블로 즐비했습니다. 거대하고 웅장해보이기까지 하더군요. 이러한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업무 피로도와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한채, 육중하고도 위엄과 고급 이미지를 드러내는 목적으로 대사관을 꾸며 나갔지요.

하지만 첫 대사님이 부임하시면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기골이 장대하신 영화배우 알파치노 같으신 대사님은 몸이 여러 군데가 불편하셨었습니다. 이미 심장 수술을 받으셨고, 여러 가지 지병들도 함께 있는데다가 한국에 부임후, 투석이 필요하다는 판정까지 받으셔서 병원에 입원도 참으로 잦았습니다. 부임하시고 Residence선정과 계약, 그리고 모든 가구의 구입의 조력을 맡아서 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대사님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지원과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가 늘 저의 최대 고민이자 우선순위였습니다. 그때마다 몸에 맞춰주는 가구와 기기가 있다면 대사님이 더 편안하게 집무를 보실텐데 하는 깊은 안타까움이 늘 자리하고 있었지요. 실은 그당시는 에르고디자인, 인체공학 설계라는 용어를 일반인이 쉽게 쓰지 않았고 또 몰랐던 때였기도 하구요.

분명한 현실은, 한국에서 대사님의 신체에 맞는 맞춤형 가구나 의료기구, 심지어 휠체어나 지팡이 하나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갑자기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시면, 바로 부리나케 병원 휠체어로 이동해서 빠르게 병동으로 진입해야하는데, 그 휠체어의 높낮이가 한국 사이즈인데다, 높이 조절이 안되는 발판은 부종이 심하게 오는 환자들에겐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업무를 보러 오시는 때 몸을 잠깐씩 지탱하기 좋은 지팡이 같아 보이지 않는 보조기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혼심의 힘을 다해 찾아도 환자용 삼발이만 종로 의료기기 상사들은 추천을 했었습니다.

당시는 ‘몸에 맞는’ 아니면 ‘몸에 맞춰주는’ 가구, 기기들이 없을까.. 하면서 어렵사리 찾고 찾던 때였습니다. 그것이 지금 생각하니 인체공학적 설계의 필요성이자 그 중요성을 느꼈던 때인데 그것을 한마디로 인체공학 디자인, 에르고디자인이라는 말로 표현되어야 함을 전혀 몰랐던 때이지요.

레드닷 수상작 (designed by Ross Lovegrove for Natuzzi Italia)

3. 편안함을 넘어서 건강을 지켜주는 인체공학적 설계: 에르고디자인

대사님이 불편하신 중에도 늦지 않으시고 늘 업무에 충실하셨습니다. 부종이 심해지시면 구두를 벗고 양말로 걸어다니시며 업무실에서 계실 정도로, 집무에 매진하셨으나, 부종 환자에게 너무나 불편한 구두, 계단들, 너무도 낮은 의자와 책상 그리고 댁에 가시면 편안하지 않는 침대매트와 가구들로, 언제나 여러가지 개인적인 부탁을 하시곤 하셨습니다. 메모리 기능이나 높낮이 조절, 사이즈 맞게 제작 등 이런걸로 가능한 가구나 신발이나 의료기기들을 찾아봐달라는 거였지요. 하지만 어디에도 1인을 위해서 선뜻하겠다는 제작사도 없었고 제작사가 있더라도 정말 천정부지의 돈을 요구하기도 했지요. 그당시는 그냥 몸에 맞는 편안한 의자와 휠체어, 기능성 지팡이 등을 원하셨지만, 당시 한국에는 다양한 사이즈와 맞춤형 옵션이 거의 없어 대처하기도 구매하기도 참 어려웠습니다. 대사님은 한국에서 지내시며 외국은 이미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설계가 많이 도입되어 가구와 여러 기구나 환경이 편의에 중점을 준다는 말씀을 참으로 많이 하셨습니다. 설계와 디자인이 사용자 중심이라는 말씀도 자주 하셨드랬죠.

4. 에르고디자인 제품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가능성

세월이 흘러, 최근 인체공학 디자인이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 대사님의 그때 그 말씀이 바로 에르고디자인, 인체공학적 설계 였었구나. 하면서 자주 대사님이 떠오릅니다.예를 들어, 손목의 피로를 줄이는 인체공학 마우스와 키보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고 메모리폼으로 몸을 지탱해주는 의자나, 에르고디자인의 책상으로 높낮이를 조절 및 신체의 사이즈와 각도에 맞는 구조와 자동조절, 게다가 다양한 에르고디자인의 특수 분야의 환자나 소비자를 위한 구두들.. 편리와 건강한 생활에 초점을 둔 건물의 디자인과 컨설팅..

많은 아쉬운 기억들을 소환한 팜플렛이지만, 여러 깨달음도 선사했습니다. 인체공학 디자인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요즘 들어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들을 접하며 과거에 알지 못했던 이 개념이 이제는 필수적으로 느껴집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체공학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르고디자인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일상의불편함에서 진정한 편안함을 찾아내며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로서 컴포랩스가 앞장 설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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