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가을, 마스크 대란의 기억 소환
가을, 추억의 소환
가을,, 트렌치코트 깃을 세우고 낙엽을 밟을때마다, 레미드구르몽의 시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하며 액션을 취해가며 친구들과 까르르 대던 젊은 날의 추억이 소환되는 그런 가을. 어느덧 아이를 둔 엄마가 된 지금은, 패피(패션피플)라 불리던 닉네임은 줘도 안가진다며, 추워지자마자 목까지 높이 올리는 터들넥부터 꺼내드는 거보면 나이는 못 속이는가 봅니다. 가을은 없고 금방 겨울이라며 감기치레가 잦은 딸아이에게 아침마다 요즘은 마스크 꼭 꼭 쓰라며 마스크 잔소리가 앞서는게 요즘 아침 풍경입니다.
스쿨버스에 늦지 않게 아침의 1분 2분만이라도 일찍 서두르라는 볼멘 주문은 딸아이에겐 10분 20분을 주문하는 것과 같이 힘겹기만 하지요. 그래도 늘 아슬하게 늦지 않게 스쿨버스에 태우고 뒤돌아서며 참 감사하다 싶습니다. 딸아이 마스크를 고민없이 챙길 수 있는 요즘여서…
코로나 시기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품귀 현상이 벌어졌을 땐, 또래 아이보다 얼굴이 작고 종이인간이라는 불릴정도로 마른 딸아이에게 맞는 마스크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소중한 마스크 한장의 의미
그때는 세기에 없었던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운 나라는 긴급 비행기로 마스크원조를 받고 나누고 할 정도 였고, 국내 수급도 중단되어 코로나 공포가 확산이 될 그때 마스크 한장은 정말 당시 생명줄 같았습니다. 그당시,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간다는 것은 마치 전쟁통에 무장하나 하지 않고 최전선에 뛰어드는 거마냥 위험천만하여, 다들 마스크가 없으면 외출을 삼가하는게 상책이라 하던 때지요.

오죽하면 이 좋다는 인터넷 시대에 마스크 구매를 위해서 몇일밤을 새우는 보초를 아닌 보초를 서고서도 핫딜, 게릴라 딜, 예약 판매로 소량으로 찔끔씩 풀려나는 마스크 물량은 장바구니 클릭에 성공해 결제한다고 한들 금방 이내 물량부족으로 강제 취소되기 일쑤였습니다. 오죽하면 저도, 3남매를 혼자 기르느라 눈코뜰새없는 지인에게 마스크 게릴라 예약전에 성공한 마스크 한박스를 선물하자, “골드바 받은거 보다 더 좋다” 라는 감사인사에 웃지못할 기억도 있습니다.
그때는 집안 어른들의 마스크는 약국에서 지정된 날에 공산주의 배급(?)받듯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수량 2개만 사고선 겨우 겨우 외출 때 마스크를 귀한 몸 모시듯했었드랬죠. 하지만 어린 딸아이의 마스크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영아용 유아용 마스크는 거의 없다 시피 했고, 유치원생 및 아동들의 마스크 수요는 여태 없었던 터라 급히 공급되는 마스크는 보물지도라도 하나 얻어 이 약국 저약국 찾아내는 마스크 유목민을 자처해야지 한두개 살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딸아이의 얼굴에 맞지 않아 코가 다 들뜨던가, 마스크 턱부분이 밀착되지 않거나 안면디자인이 어느정도 맞으면 마스크 줄이 늘어진 젓가락 같이 길어 이내 벗어지고 헐겁게 떨어져 쓰나마나하다 싶었습니다.
세세한 싸이즈 세분화나, 밀착정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터라, 나의 손에 불이 나게 검색한 검색어들은, ‘얼굴에 맞는 유치원 마스크’, ‘얼굴에 딱 맞는 아동 마스크’, ‘들뜨지 않는 유아 마스크’, ‘귀 안아픈 마스크’, ‘귀조절이 가능한 아동 마스크’, ‘얼굴작은 6세아이 마스크’ , 검색어는 끝도없이 그렇게 이어졌고, 이러한 검색어로는 나오는 마스크는 거의 전무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마스크는 단순히 유아용, 아동용 그것도 소형 이렇게만 구분이 되었으니까요.
마스크와 인체공학, ‘에르고노믹스’와의 만남
“아니~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고 나라마다도 다 다르고, 성별마다 얼굴 형태가 다른데 어떻게 한사이즈로 통합하거나 아니면 소형 대형 아니면 소형 중형 대형으로만 나눌 수 있지?”
몇일 내내 낮밤을 가리지 않고 마스크 구입에 실패한 상심한 마음은 원망썩인 토로의 외마디로 나와버리고 말았지요. 사이즈가 세분화 되었으면, 아니면 사람의 얼굴 크기를 좀 표준으로 하는 치수나 구분할 기준이 있으면 좋으련만.. 사고 안맞으면 버리고 하는 값비싼’유료’의 시행착오로 겨우 알맞는 마스크를 찾는게 최선이였습니다.
게다가 그 시절에는 마스크가 생필품처럼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단지 청소 장비나 수술 장비 정도로만 여겨졌던 마스크가 코로나 악재로 급박하게, 일상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거죠. ‘얼굴형에 맞는 마스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저는 감사하게도 컴포랩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컴포랩스에서 구축한 사이즈랩(https://sizelab.io/)은 5만건 이상의 방대한 인체 크기와 형상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사람들이 사용하거나 착용하는 제품들의 인체공학적 설계를 연구를 하는 플랫폼입니다. 컴포랩스의 이원섭 대표님은 2023년에 대한인간공학회에서 ‘신진 인간공학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에르고디자인, 인체공학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실은 저에게도 에르고노믹스(ergonomics), 인체공학이라는 분야는 생경스럽기 그지 없는 분야라, 이런 대표님의 약력이 너무나 대단하시더군요. 국내외 학술지에 수많은 저술 그리고.. 한자 한자 읽어내려가기도 숨가쁜.. 1) 전기자동차, 2) 맵기반 지식 연결 콘텐츠, 3) 모션 인식기반 및 4) 3차원인체 스캔 데이터 기반하는 시스템, 5) 다감각 피드백 기반의 스마트 재활운동 보조장치, 6) 가상 운동경기장에 들어가 경기를 관람하는 운동경기 세비스 세스템, 7) 자동차 A필러에 구비되는 터치 디스플레이 장치, 8) 언어 치료용 게임장치, 조종세 헬멧에 관련된것, 9) 3차원 가상 간 수술 계획 시스템, 10) 냉장고 도어 조립에 관련된것, 그리고 11) 인체측정학적 제품설계방법및 12) 그 방법을 이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장한 기록매체에 대한 특허 등등 국내외 14개의 특허!!!!
이 수많은 놀라운 연구와 그실적들 그리고 업적들 틈에 개인적으로 저의 시선을 끄는 이력이 하나 더 있으셨지요. 다름 아닌, 한국방위산업진흥원이 수여한 우수 논문상은 바로 한국인 공군 조종사를 위한 인간공학적 산소마스크 설계를 통한 한국형 조종사 마스크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이는 곧이어 대한인간공학회 주관 제 13회 best of the best (인간공학디자인상상) 수상하게되는 영예를 안겨주었죠. 대표님의 인간공학적 연구와 실증이 다 공식적으로 검증되고 인정받았다는 뜻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제2의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인간공학적 설계에 바탕으로 에르고디자인을 실현해 미래의 마스크에 희망을 걸수 있다는 확신을 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또한 여기서 인체공학적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며, 인체공학적 설계가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는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을 위한 최적의 설계, 컴포랩스의 미래의 마스크
어쩌면 그토록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펜데믹의 공포의 한가운데, 에르고노믹스는 우리에게 노크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말이 어렵게 들리지만, 에르고노믹스, 에르고디자인은 사람의 신체와 일상 도구를 최적의 상태로 설계하는게 사명이니까요.
쌀쌀한 가을, 코로나 시기 마스크 대란이 떠오르지만, 컴포랩스의 연구 덕분에 한국도 개인의 얼굴형과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쉽게 제작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됩니다. 컴포랩스가 보유한 인체 형상 정보와 인체공학적 디자인 설계 기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맞춤형 마스크를 제공하고, 특히 제2의 팬데믹이 오더라도 안전하고 편안한 마스크를 제공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