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다양성 없는 브랜드, 누가 소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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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옷’이 아닌 ‘표준에 맞는 몸’이 기준인 패션 시장.

매일같이 새로운 트렌드가 쏟아지는 패션 시장에서, 정작 가장 오래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이즈 다양성의 결핍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디자인, 색감, 마케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여전히 대부분의 옷은 소수의 체형에 맞춰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표준 체형”이라는 기준은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에게 은밀하게‘이 정도가 정상이다’라는 압력을 가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몸은 결코 표준적이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어깨의 기울기, 골반의 폭, 팔 길이, 허벅지의 두께, 체형의 비율이 모두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제공하는 사이즈는 여전히 S, M, L — 단 세 가지뿐입니다.

결국 소비자는 옷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몸을 조정해야 하고, “내 몸이 문제인가?”라는 자책으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사이즈 다양성이 부족한 사회가 사람들에게 남기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위축을 초래하는 암묵적인 표준패션의 진짜 불편함은 ‘디자인’이 아니라 ‘사이즈’에서 시작됩니다.

“입고 싶은 옷이 아니라, 입을 수 있는 옷을 고릅니다.”

이 말은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에게 현실입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지금, 옷의 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존재를 인정받는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들은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과 트렌드를 내세우지만, 정작 사이즈 스펙트럼은 20년째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S·M·L, 혹은 44~77의 단순한 구분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신체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합니다. 사람의 체형은 키, 어깨 각도, 골반 넓이, 근육량, 체지방 분포까지 모두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들은 여전히 ‘표준 체형’만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닙니다. 패션의 본질은 자기 표현입니다. 그러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 입을 수 없다면, 그 표현의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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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사이즈의 그늘 — 보이지 않는 소비자의 등장

표준화된 사이즈 체계는 효율적인 생산에는 유리합니다. 그러나 그 ‘효율’의 이면에는 누군가의 배제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플러스 사이즈(Plus Size), 작은 키 체형(Petite Size), 장애인 의류(Adaptive Fashion) 시장이 있습니다.

플러스 사이즈 고객은 전체 소비자의 약 35% 이상을 차지하지만, 국내 주요 브랜드 중 이들을 위한 라인을 정식 운영하는 곳은 매우 적습니다. 반대로 작은 체형의 사람들은 어깨가 처지거나, 허리가 남거나, 밑단이 길어 ‘수선’을 전제로 쇼핑을 합니다. 장애인 의류는 그보다 더 심각합니다. 의료용 기능이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은 여전히 ‘특수’ 영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가 보지 않는 소비자는, 브랜드를 보지 않게 됩니다. 이들은 SNS나 해외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자신을 이해하는 브랜드에 충성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고객 이탈이 아니라, 감정적 거리감의 시작입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변화 — ‘사이즈 다양성’을 기준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사이즈 다양성’이 브랜드의 윤리이자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이키(Nike)는 AI 기반 신체 스캔 데이터를 활용하여 개개인에게 맞는 사이즈를 추천하는 Nike Live Fi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Nike Wants Your Sneakers to Fit Better, So It’s Using AR


리바이스(Levi’s)는 Curve ID 시스템을 통해 허리 대비 엉덩이 비율에 따른 세분화된 핏을 제공합니다. 또한 영국의 ASOS플러스 사이즈, 톨(Tall), 커브(Curve), 마터니티(Maternity) 라인을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바로 데이터 기반 설계와 포용적 디자인입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군의 확장이 아니라, “모든 몸이 브랜드의 주인공이 된다”는 선언입니다.

한국 패션의 현실 — 생산 효율? 사람 중심?

국내 브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생산 효율 중심의 사고방식’에 두고 왔습니다. 패턴 한 장을 수정하려면 금형, 재단, 검수 라인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비용이 급증한다는 이유로, 다양한 사이즈 제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로 인해 잃는 것은 훨씬 더 큽니다.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되는 상품, 부정적인 후기,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대표적입니다. AI 추천 기술이나 온라인 피팅 서비스가 발전하더라도, 기초 데이터(인체 형상 데이터)가 없으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옷을 맞추는 시대’가 아니라, ‘몸에 맞춘 데이터를 설계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인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설계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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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랩스 — 표준화된 불편함을 바꾸는 기술

이 변화의 중심에는 컴포랩스가 있습니다. 컴포랩스는 국내 최초의 3D 인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3D 스캔을 통해 실제 체형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가 분석하여 산업 전반에 맞춤형 설계 기준을 제공합니다.

컴포랩스의 SIZE LAB(사이즈랩)은 개인의 신체 데이터를 3D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이 체형별 제품 설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데이터스토어를 통해 기업은 필요한 인체 데이터를 API로 연동하거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패션, 스포츠, 의료기기,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 기반 인체 설계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컴포랩스는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사람 중심의 기술로 ‘모든 몸이 기준이 되는 세상’을 설계하는 기업입니다. 누구도 사이즈 때문에 소외되지 않는 사회, 그것이 컴포랩스가 지향하는 인체 데이터 혁신의 방향입니다.

‘모든 몸이 존중받는 디자인’, 그것이 진정한 인체공학적 패션의 출발점입니다. 패션은 더 이상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산업이 아니라, 존재를 포용하는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데이터에서 시작됩니다. 한 사람의 몸이 표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몸이 기준이 되는 세상, 그것이 컴포랩스가 함께 만들어가는 데이터 기반의 패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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