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와 XR(확장현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잘 맞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 여전히 어렵다는 점이다. 머리 크기가 다르고, 귀의 생김이 다르며, 체형의 편차는 인종·연령별로 크게 갈라진다. 이 복잡한 문제를 근본에서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컴포랩스(Comfo Labs), 그리고 창업자 이원섭 대표다.
“3D 인체 데이터를 활용하면 개인에게 꼭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에서는 데이터를 가지고도 활용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포항공대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원섭 대표는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연구원, 한동대 ICT창업학부 부교수를 거쳐 삼성전자 자문교수로 활동한 인간공학 및 3D 인체데이터 분야 전문가다. 국제학술지 논문과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2024년 혁신리더대상, 대한인간공학회 신진인간공학자상 등을 수상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원섭 대표 그 과정에서 삼성, LG, 로지텍, 보스, 와비파커 등 글로벌 제조기업과 협업한 경험을 쌓았다. 또 한국형 군용 헬리콥터 ‘수리온’의 조종석 설계사업에도 참여했다.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투입되며 기술의 ‘현장성’도 확보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항공우주(KAI)와 함께 수리온 조종석 설계에 참여했다 (이미지=컴포랩스)
“기업들은 단순 키·몸무게가 아니라 정확한 형상 데이터를 원합니다. 이어버드면 귀 형상이 필요하고, XR 기기면 두상·동공 위치가 필요하죠.”
이 대표의 표현대로라면, 컴포랩스는 인체 형상에서 조건까지 정밀하게 구조화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드문 회사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이어버드, XR 글래스 제품 등을 함께 연구해오기도 했다.
“한국 사람, 미국 사람 데이터를 수년간 수집해 왔습니다. 그리고 실무자들이 바로 분석할 수 있는 인체 데이터 분석 시스템도 개발했죠.”

컴포랩스가 제공하는 ‘사이즈랩’은 특정 연령·국가 고객군의 대표 체형 모델을 자동 생성해 제품에 즉시 씌워보는 역할을 한다. 이른바 디지털 페르소나 기반 시뮬레이션이다. 20대 남성용 XR 기기를 설계할 때, 100명의 체형 테스트를 가상에서 즉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이즈 코리아 + 독자 데이터 = “쓸 수 있는 데이터”
한국인 인체치수조사기관(사이즈코리아) 데이터는 산업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산업 현장에 곧바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사이즈 코리아 데이터는 훌륭한 로데이터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활용하려면 레이블링·가공·분석 기술이 필요해요. 그게 컴포랩스의 핵심 역량입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컴포랩스는 자체 수집 및 구매 데이터까지 더해 국가 DB보다 더 풍부한 범주 데이터를 구축했다. 여기에 “데이터 바우처 공급기업”으로 지정되며 데이터 사업 매출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80억 원 규모의 인간공학 디자인 컨소시엄(산자부 ‘기능성 디자인 고도화를 위한 신체 동작 데이터 기반 디자인 솔루션 개발’)에 선정되며 2028년까지 누적 10억 원 지원금을 확보했다.
AI·로봇·웨어러블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착용성(Fit)과 안전성이다. 머리에 고정되는 XR 글래스, 피부에 밀착되는 의료·뷰티기기, 인체공학 의자… 모두 사람에게 잘 맞아야 한다. 설계는 정교해지고 있지만, 정작 사람이라는 변수가 데이터화되지 않으면 제품은 한계에 부딪힌다는 뜻이다.
컴포랩스는 그 간극을 메우는 기술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이원섭 대표는 “저희는 단순 용역사가 아니라, 데이터-설계-제조를 수평적으로 이어주는 인프라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XR 시장의 확장, 맞춤형 의료기기의 성장, 제조 혁신의 흐름에서 컴포랩스가 들고 나온 ‘인체 데이터’가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원문 기사 : https://www.ilovepc.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6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