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약자 중심 설계에서 ‘휴먼데이터 기반 설계’로 —
왜 이제 ‘휠체어 사용자 3D 체형 데이터’인가
휠체어 사용자를 이해하는 방식부터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휠체어 사용자를 단순히 ‘앉아 있는 사람’으로 인식해왔지만, 실제로는 이동 방식이 다르면 신체 사용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순간 신체는 보행 중심 구조에서 좌식 기반 이동 구조로 전환되며, 이 과정에서 하중 분포, 관절 사용 패턴, 근육 활성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골반의 기울기와 척추 만곡은 장시간 좌식 환경에서 변화하고, 상지는 이동과 조작의 중심이 되며 반복 사용에 따른 구조적 적응이 발생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 치수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가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결과다.
설계는 결국 누구의 몸을 기준으로 공간과 제품을 정의하느냐의 문제다. 평균 신장과 평균 팔 길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휠체어 사용자에게 종종 과도한 전방 기울기와 어깨 상승, 손목의 비자연적 회전을 요구한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장기적인 근골격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휠체어 사용자 3D 체형 데이터는 특수한 보완 데이터가 아니라, 설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기본 데이터다. 휠체어 사용자 집단은 ‘예외적 사용자’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분석되어야 할 하나의 체형군이다.

Mills, Damian; Schroeder, Franziska; and D’Arcy, John (2021). GIVME: Guided Interactions in Virtual Musical Environments. Proceedings of NIME 2021. DOI: https://doi.org/10.21428/92fbeb44.5443652c.
평균 인체 데이터로는 해결되지 않는 설계의 한계
전통적인 인체 설계는 통계적 평균값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5·50·95 분위 모델은 산업 전반에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활용되어 왔지만, 이는 사용 맥락이 다른 집단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휠체어 사용자의 경우 H-point 기준의 착좌 자세, 골반 후방 경사, 상지 중심 추진 동작은 보행자 평균 모델과 전혀 다른 공간 점유 패턴을 만든다. 단순히 통과 폭을 넓히거나 높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휠체어가 차지하는 면적이 아니라, 사용자의 신체가 공간과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3D 움직임 궤적이다.
특히 체압 분포는 기존 설계가 놓치고 있는 핵심 변수다. 장시간 좌식 자세로 인해 좌골, 천골, 대퇴 후면에 집중되는 압력은 욕창과 통증, 체형 변형과 직결된다. 그러나 평균 치수 중심 설계는 체표 단면 형상이나 연부조직 변형률을 반영하지 못한다. 도달 범위 역시 단순 팔 길이로 정의될 수 없다. 실제 도달 범위는 어깨 회전각, 몸통 기울기, 전방 체중 이동 가능 범위가 결합된 결과다. 평균 팔 길이 기반 설계는 사용자에게 반복적 부담을 전가하며, 공간에 맞춰 몸을 조정하도록 요구한다. 설계가 평균값에 머무르는 한, 휠체어 사용자는 항상 적응해야 하는 존재로 남게 된다.

설계 기준의 변화: 치수 중심에서 ‘맥락 기반 3D 데이터’로
설계 기준은 점진적이지만 분명한 전환의 시점에 도달해 있다. 첫 번째 변화는 1차원 치수 중심 설계에서 3D 형상 기반 설계로의 이동이다. 골반의 기울기, 척추 만곡, 허벅지 단면 프로파일은 단순 너비와 높이로 환산될 수 없다. 이 요소들은 실제 공간 점유와 접촉 구조를 결정하며, 설계 입력값으로 직접 활용되어야 한다. 단면, 곡률, 체적 데이터는 더 이상 보조 정보가 아니라 핵심 설계 변수다.
두 번째 변화는 정적 데이터에서 동적 데이터 확장으로의 전환이다. 휠체어 승·하차, 회전, 경사 이동, 상지 추진 동작은 공간을 재정의한다. 공간은 정지된 인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인간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세 번째 변화는 평균값이 아니라 대표 페르소나 모델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체계다. 연령, 질환, 사용 환경에 따라 다양한 휠체어 사용자군이 존재하며, 이들을 단일 평균 모델로 통합하는 것은 실제 사용 맥락을 지우는 일이다. 산업별·환경별로 구체화된 3D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를 검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 접근성 개선이 아니라, 설계 패러다임의 구조적 변화다.

Ghasemi, S. (2024). Empowering Mobility: Brain-Computer Interface for Enhancing Wheelchair Control for Individuals with Physical Disabilities. Conference Paper, July 2024.
Springer. https://doi.org/10.1007/978-3-031-60884-1_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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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8210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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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데이터 기반 설계 전환을 이끄는 컴포랩스
휠체어 사용자 설계는 더 이상 ‘배려’의 영역이 아니다. 이는 데이터 구조의 문제이자 설계 프로세스의 문제다. 3D 인체 스캔 데이터는 단순 모델 파일로 존재해서는 의미가 없다. CAD, BIM, HMI 환경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파라메터화 모델, 관절 좌표와 체적 정보가 포함된 디지털 트윈 데이터, 산업별 목적에 맞는 형식 변환 구조가 필요하다. 설계자는 단순 치수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 맥락을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컴포랩스는 3D 인체 스캔, 동적 데이터 분석, 체형군 모델링,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동약자 데이터를 설계 현장에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휠체어 사용자 데이터를 특수 영역으로 분리하지 않고, 설계의 중심 데이터로 통합하는 접근을 제안한다. 이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확장이 아니라 설계 기준의 재정의다. 제품과 공간,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데이터가 설계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 그 전환을 실현하는 것이 휴먼데이터 기반 설계이며, 컴포랩스는 그 실행을 함께하는 파트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