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제품 설계에서 손목둘레만으로 부족한 이유: 3D 손목 형상과 접촉 데이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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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

센서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웨어러블의 완성도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는 시간을 확인하는 액세서리에서 벗어나 운동, 수면, 심박, 활동량과 다양한 생체정보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신체 밀착형 디바이스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품이 하루 중 오랜 시간 손목에 머무르게 되면서 외형이나 센서 성능만큼 중요한 설계 문제가 생겼습니다. 본체가 손목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지, 센서가 피부와 안정적으로 접촉하는지, 밴드가 특정 부분만 과도하게 누르지 않는지, 손목을 움직일 때 제품이 손등이나 손목뼈 주변과 간섭하지 않는지가 실제 착용 경험을 좌우합니다. 웨어러블 제품 설계에서는 전자부품을 작은 케이스 안에 배치하는 문제와 함께 제품과 손목 사이의 물리적 관계를 설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얼굴에 직접 장착되는 스마트글래스와도 닮아 있습니다. 스마트글래스는 왜 얼굴 데이터를 원하게 되었는가에서 살펴본 것처럼, 몸에 직접 장착되는 제품은 제품의 크기와 사용자의 특정 치수가 맞는지만으로 착용 적합성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스마트워치 역시 같은 손목둘레를 가진 사용자라도 제품이 놓이는 위치와 접촉 상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밴드 길이를 결정하는 사이징 문제와 본체·센서·밴드가 신체에 어떻게 안착하는지를 결정하는 핏 설계 문제를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손목둘레 안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손목 형상

손목둘레는 밴드 길이나 기본 사이즈 범위를 설정하는 데 유용한 치수입니다. 그러나 둘레값은 손목의 입체적인 모습을 모두 설명하지 못합니다. 동일한 둘레를 가진 두 손목도 위아래 두께와 좌우 폭의 비율, 단면의 둥근 정도, 손목뼈의 돌출 위치, 손목에서 전완으로 이어지는 경사와 체표 곡률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줄자로 측정하면 같은 숫자가 나오더라도 실제 제품을 올려놓으면 한 사용자는 케이스 바닥이 넓게 닿고 다른 사용자는 일부 영역에 접촉이 집중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웨어러블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손목의 길이 치수 하나가 아니라 착용 영역의 3D 형상입니다.

특히 스마트워치의 센서부와 밴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체와 접촉합니다. 본체 아래쪽은 센서가 피부에 지속적으로 맞닿아야 하고, 밴드는 본체를 일정한 위치에 유지하면서 손목을 감쌉니다. 너무 느슨하면 제품 위치가 이동하고, 반대로 지나치게 조이면 장시간 착용 시 국소적인 압박과 불편이 커질 수 있습니다. 손목을 굽히거나 돌릴 때에는 피부와 연부조직의 형태도 정지 상태와 동일하지 않습니다. 이런 곡률·단면·접촉면·체표 변화를 함께 살펴야 손목둘레 하나만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설계 조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길이와 둘레를 넘어 3D 인체 형상을 설계 데이터로 사용하는 배경은 AI는 인간의 몸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3D Human Body Data와 Digital Human에서 다룬 데이터 구조와도 연결됩니다.

3D 손목 데이터가 바꾸는 케이스·밴드·센서 설계

손목 착용형 제품에 필요한 데이터는 ‘손목이 몇 cm인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품이 실제로 놓이는 위치의 3D 단면 형상과 체표 곡률을 확보하면 본체 바닥면의 크기와 곡면 형상, 러그와 밴드가 시작되는 각도, 케이스가 손목 위에서 들뜨는 영역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용자군의 데이터를 함께 비교하면 하나의 평균 손목을 만드는 대신 어떤 형상 범위를 제품이 수용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손목 데이터를 측정하는 목적은 치수를 더 많이 확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각 설계 파라미터와 연결할 수 있는 설계 가능한 Human Data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동작 조건을 추가하면 검증 범위가 더욱 현실적인 사용환경에 가까워집니다. 손목의 굴곡·신전과 회전, 손을 짚거나 운동하는 자세에서는 제품과 피부의 상대적인 위치가 달라지고 접촉 영역도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설계 단계에서 서로 다른 손목 형상과 자세에 제품 3D 모델을 배치하고 접촉 위치, 간섭 가능성, 착용 범위를 비교한다면 물리적 시제품을 만든 이후에야 발견하던 일부 문제를 더 앞단에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디지털휴먼 기반 제품 테스트: 실물 제작 전 가상검증이 제품개발을 바꾸는 방법에서 설명한 제품–인체 가상검증을 손목 웨어러블이라는 구체적인 제품군에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손목 데이터를 제품 설계 조건으로 바꾸는 컴포랩스의 접근

컴포랩스(Comfo Labs)는 대규모 3D 인체데이터와 인체공학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신체 데이터를 실제 제품개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설계 조건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에서 필요한 것은 전체 인체 데이터가 아니라 현재 제품이 접촉하는 손목과 팔의 형상, 목표 사용자군의 분포, 착용 위치와 사용 동작에 적합한 정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이즈랩(SIZE LAB)을 통해 인체치수와 3D 형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자군의 신체 특성을 파악하면, 하나의 대표 손목에 제품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손목 형상을 설계 변수로 다루는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Human Data가 제품의 3D 형상과 연결되면 케이스 크기, 바닥면 곡률, 밴드 연결 구조와 착용 위치 같은 설계안을 실제 사용자 조건과 함께 비교할 수 있습니다. 두들(Doodll)은 제품 아이디어와 디자인 대안, 3D 형상 탐색을 연결하고 제품과 사람의 적합성을 더 이른 단계에서 검토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결국 웨어러블 제품의 설계 기준은 “평균 손목둘레에 맞는가”라는 질문에서 “서로 다른 손목 형상과 움직임에서도 제품이 안정적으로 접촉하고 기능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웨어러블 카메라처럼 몸에 부착된 장비에서 동작과 착용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이유 역시 웨어러블 카메라는 왜 인간 행동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는가에서 다룬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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