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표에 담기지 않는 환자의 체형
착용형 의료기기를 개발할 때는 제품의 기능과 함께 그 기능이 몸에 전달되는 조건을 설계해야 합니다. 무릎 보조기의 지지 구조가 정교하더라도 착용 위치가 어긋나거나 움직이는 동안 흘러내린다면 의도한 성능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허벅지둘레가 권장 사이즈에 들어가는데도 패드가 들뜨거나 한쪽 스트랩만 과도하게 조여지는 상황 역시 제품개발 과정에서 살펴야 할 문제입니다. 이때 필요한 질문은 사이즈를 더 크게 또는 작게 만들 것인가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품의 기본 형상이 어떤 체형을 수용하도록 설계되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둘레라도 다리의 앞뒤 두께와 좌우 너비,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이어지는 비율, 무릎 주변의 윤곽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둘레 치수로 사이즈를 구분하더라도 실제 설계에서는 단면 형상과 부위 간 비율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목표 환자군에 부종, 근육 위축 또는 좌우 비대칭이 포함된다면 이러한 특성을 데이터 확보 단계부터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측정 위치와 자세를 일관되게 정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품에 필요한 인체데이터는 사람의 크기를 나열한 자료가 아니라, 착용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신체 조건을 구분할 수 있는 자료여야 합니다.

지지력과 착용감을 좌우하는 접촉면
착용형 의료기기의 접촉면은 몸에 닿는 표면이면서 힘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무릎 보조기에서는 프레임과 패드, 스트랩의 배치가 함께 작용해 지지 위치와 고정 상태를 결정합니다. 특정 부위에 틈이 생겼을 때 스트랩을 더 조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다른 부위의 압박이 커지거나 패드가 의도한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는 지지할 부위, 여유를 둘 부위, 움직임을 허용할 부위를 구분하고 각 영역에 맞는 곡률과 패드 형상, 가장자리 처리를 검토해야 합니다. 접촉면의 불일치는 조절장치의 길이만 늘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3D 인체 형상은 이러한 접촉 구조를 검토하는 데 유용하지만, 외형만으로 착용 압력까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표면 스캔으로는 제품과 신체 사이의 간격이나 형상 간섭을 살펴볼 수 있으나, 연부조직의 변형과 실제 압력 분포를 파악하려면 재료 특성, 체결 장력, 사용 자세 등의 정보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형상 검토로 문제가 예상되는 위치를 찾고, 필요한 부위에 압력 측정과 착용 평가를 집중하는 방식이 합리적입니다. 3D 스캔과 보조기 해석을 결합한 연구에서도 연부조직의 두께와 물성이 압력 예측의 주요 변수로 다뤄집니다. 데이터의 가치는 모든 성능을 한 번에 설명하는 데 있기보다, 다음 평가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구체화하는 데 있습니다.

체형 조합을 반영한 사이즈 체계와 조절범위
사이즈 체계를 정할 때는 각 치수의 최솟값과 최댓값뿐 아니라 여러 치수가 결합되는 방식을 살펴야 합니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모두 굵은 사용자와 허벅지는 굵지만 종아리는 가는 사용자는 같은 보조기에 서로 다른 조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두 사이즈의 경계에 해당하는 사용자도 중요한 검토 대상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한 부위는 맞고 다른 부위는 맞지 않는다면, 사이즈 구간보다 기본 형상이나 패드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D 페르소나를 활용한 제품 적합성 분석은 이러한 체형 조합을 비교하고, 하나의 구조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조절범위는 장치가 물리적으로 늘어나고 줄어드는 길이와 실제로 안정적인 착용이 가능한 범위를 구분해 설정해야 합니다. 스트랩을 가장 길게 사용해도 충분한 체결 면적이 남는지, 가장 짧게 조였을 때 패드가 접히거나 위치가 바뀌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 걷기와 앉기 등 사용 동작에서 착용 위치의 이동, 접촉 상태의 변화, 재조절 필요성을 평가해야 합니다. 디지털휴먼 기반 가상검증으로 형상과 자세에 따른 간섭을 먼저 검토하면 시제품에서 집중적으로 확인할 조건을 좁힐 수 있습니다. 실제 고정력과 장시간 착용 성능은 제품의 재료와 구조를 반영한 실물 평가로 확인해야 합니다.

설계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는 컴포랩스의 기술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인체데이터는 제품의 설계변수와 연결될 때 활용 가치가 높아집니다. 다리둘레의 분포는 사이즈 구간을 정하는 근거가 되고, 단면과 곡률의 차이는 지지 구조와 패드를 수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체형별 비교 결과는 시제품 평가에 어떤 사용자를 포함할지 결정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컴포랩스(Comfo Labs)는 3D 인체데이터의 수집·가공·분석과 대표 인체모델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이러한 인체 특성과 제품 설계조건의 연결을 지원합니다. 사이즈랩(SIZE LAB)의 인체치수와 3D 페르소나 역시 목표 환자군과의 적합성을 확인한 뒤, 체형 차이를 비교하고 검토 대상을 구체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두들(Doodll) 베타를 활용한 콘셉트 탐색과 3D 시각화는 지지 구조, 패드 배치, 체결 방식의 대안을 검토하는 과정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결과물은 보기 좋은 제품 이미지뿐 아니라 사이즈를 나누는 기준, 수정이 필요한 접촉면, 평가해야 할 조절 한계입니다. 컴포랩스는 인체데이터 분석과 사이즈 체계 수립을 통해 이러한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고, 개발팀과 임상 전문가가 실제 평가에서 확인할 조건을 구체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착용형 의료기기의 설계 완성도는 각 사이즈가 어떤 사용자를 수용하며, 어떤 자세와 사용 조건에서 적합성을 유지하는지 설명할 수 있을 때 높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