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능력 이후에 등장한 선택의 문제
생성형 AI는 제품개발의 초기 단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디자인 콘셉트를 만들고 이를 3D 형상으로 구체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전문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서로 다른 형태와 구조의 디자인 대안을 짧은 시간 안에 탐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품개발의 병목은 점차 “디자인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가”에서 “수많은 디자인 가운데 무엇을 실제 제품으로 선택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생성 가능한 대안이 많아질수록 각 디자인의 심미성뿐 아니라 사용성, 인체 적합성, 제조 가능성, 안전성과 같은 조건을 함께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AI가 만든 제품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3D 페르소나 기반 Human Fit 분석에서 다룬 생성 이후의 사용자 검증이라는 방향을 한 단계 더 확장한 것입니다.
이 문제는 웨어러블, XR 기기, 가전, 모빌리티, 가구, 의료기기처럼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제품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AI가 시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여러 개 제안하더라도 어떤 안이 실제 사용자의 몸에 더 잘 맞는지, 어느 디자인에서 더 많은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 특정 체형에서 간섭이나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지를 이미지 자체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제품개발 AI의 경쟁력은 생성안의 개수보다 생성된 대안을 실제 제품개발 의사결정으로 좁혀가는 능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AI 시대의 제품개발에서는 ‘더 많이 생성하는 것’과 ‘더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 다른 기술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품과 사람 사이에서 결정되는 적합성
제품은 화면 안에서 평가될 때와 실제 사람이 사용할 때 전혀 다른 조건에 놓입니다. 헤드셋은 머리와 귀에 접촉하고, 스마트글래스는 코와 관자 부위에 하중을 전달하며, 손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손바닥과 손가락의 형상 및 관절 움직임과 관계를 맺습니다. 의자와 차량 시트는 등·허리·골반·허벅지의 접촉과 자세를 함께 고려해야 하고, 조작 장치는 손의 크기뿐 아니라 팔의 도달범위와 관절각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제품의 품질은 제품 형상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접촉, 간섭, 도달, 자세와 움직임의 관계 속에서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키, 몸무게, 손길이와 같은 몇 개의 평균 치수만으로 제품을 평가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키를 가진 사람이라도 어깨너비, 몸통 비율, 골반 형상, 손의 크기와 형태, 관절 위치가 서로 다를 수 있으며, 정적인 자세에서 적합했던 제품도 팔을 굽히거나 몸통을 회전하고 걷거나 앉는 순간 접촉 위치와 간섭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품이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커집니다. 따라서 하나의 평균 마네킹이나 대표 치수만을 기준으로 여러 AI 디자인을 비교하기보다는 다양한 체형을 가진 실제 사용자군을 설계 판단의 기준으로 가져오는 것이 필요합니다. AI는 인간의 몸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3D Human Body Data와 Digital Human에서 설명한 ‘계산 가능한 인간 모델’이 제품개발에서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디지털휴먼 기반 인체 적합성 검증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변화가 3D 인체데이터와 디지털휴먼을 제품 디자인 후보와 직접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목표 사용자의 신체 크기와 3D 형상 분포를 기반으로 여러 디지털휴먼 또는 3D 페르소나를 구성하고, 각각의 제품 설계안과 동일한 가상환경에서 비교하면 기존의 단순한 시각적 품평과는 다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세 가지 웨어러블 디자인이 생성되었다면 각 디자인에 대해 제품과 신체 사이의 간격, 접촉 부위, 간섭 가능성, 조작부 도달 여부, 관절 자세 등을 동일한 사용자군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의 핵심은 특정 디지털휴먼 하나에게 가장 잘 맞는 디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목표 사용자 집단 전체에 대해 어떤 디자인이 더 안정적으로 인체 적합성을 확보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AI의 역할도 달라집니다. 생성형 AI가 디자인 A, B, C를 만드는 데 그쳤다면 다음 단계의 제품개발 AI는 각 후보와 다양한 3D 페르소나의 상호작용 결과를 비교하여 어떤 설계가 더 넓은 사용자군을 수용하는지 판단하고, 문제가 발생하는 위치와 사용자군을 찾아 다음 설계 수정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3D 형상뿐 아니라 동작에 따른 관절 위치와 도달범위, 접촉 또는 압박과 관련된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검증의 해상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성 → 인체 적합성 분석 → 비교 → 설계 수정 → 재검증의 반복 구조는 제품개발 AI의 다음 단계, 인간을 이해하는 AI 에이전트에서 제시한 검증형 AI 에이전트의 발전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데이터와 AI를 연결하는 컴포랩스의 제품개발 방식
컴포랩스(Comfo Labs)는 이러한 변화에서 AI 디자인 생성과 인체 적합성 검증(Human Fit Validation)을 별개의 단계로 보지 않고 하나의 제품개발 의사결정 흐름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3D 인체 형상과 인체치수 데이터를 정제·표준화하고, 다양한 체형을 표현하는 디지털휴먼을 구성하며, 제품 형상과 인체의 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인체공학 기술을 제품개발 과정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사이즈랩(SIZE LAB)은 목표 시장의 인체치수와 3D 인체 형상을 분석하고 제품의 사용 목적에 필요한 사용자 다양성을 정의하며, 여러 디자인을 검증하기 위한 3D 페르소나와 휴먼데이터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평균 사용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용자 범위를 검증해야 하는지를 데이터로 정의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중심 제조의 방향은 사람을 이해하는 데이터가 제조 AI를 바꾼다: 컴포랩스의 데이터 기술과 M.AX에서 제시한 제조 AI의 사용자 데이터 레이어와 함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들(Doodll)은 이 인체데이터 역량을 AI 기반 제품개발 워크플로우와 연결합니다. 제품 아이디어에서 여러 디자인 대안을 탐색하고 3D 형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 인체 적합성 분석과 가상 사용성 시뮬레이션을 연결함으로써, 생성된 제품을 다시 사용자 관점에서 평가하는 방향입니다. 두들의 Private Beta 이후에도 Product-Human Fit 분석, 가상 사용성 시뮬레이션, AI 워크플로우 지원과 3D 생성 기능은 주요 기술 발전 방향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컴포랩스가 지향하는 것은 물리적 시제품이나 실제 사용자 테스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수많은 디자인 후보를 데이터로 비교하여 검증할 가치가 높은 설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좁혀가는 제품개발 체계입니다. 기존의 ‘설계–시제품–테스트–수정’ 중심 방식에서 ‘데이터–AI 설계–가상검증–최적화–제조’로 전환하려는 기술 전략 역시 이 구조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AI가 디자인을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라면 경쟁력은 더 많은 형상을 생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고의 제품은 결국 실제 사람에게 가장 잘 작동하는 설계를 찾아내는 검증 과정에서 선택됩니다.

